심야괴담회

글로보는 심야괴담회[존재하지 않는 시장]

나의생각 2021. 5. 25. 00:19

이 이야기는 기묘한 경험을 한 이주연 씨와 그의 어머니의 실제 사연입니다.

이야기는 주연 씨의 1인칭 시점으로 들려드리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어느 뜨거운 여름날 저녁 군대에서 휴가 나온 남동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동생 : "누나 나 술 먹으려고 술집에 왔는데 민증을 나 두고 왔어 좀 갖다 줄 수 있어?"

 

남동생은 집에서 걸어서 1시간 정도 거리의 대학가에서 술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1시간 운동도 할 겸해서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집에 돌아오면서 였습니다. 늦은 밤에도 익숙한 길이라 그냥 걸어서 돌아오기로 결정하고 한 10분쯤 지났을까? 뭔가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사실 이 길은 차도 많이 다니고 사람도 많이 지나다니는 그런 길이였습니다. 그런데 주위에는 차도 사람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주택들도 많이 있었는데 한 군데도 불이 켜져있지 않았습니다. 엄마와 저는 이상함을 느끼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고 있었는데 저기 멀리서 할머니 한분이 걸어오셨습니다. 근대 할머니 차림세가 조금 이상했습니다. 오밤중인데 하얀 한복에 하얀 머리를 쪽을 지고 하얀 보자기까지 들고 있었습니다. 그 할머니는 우리를 지나쳐서 지나갔습니다. 그 순간 팔짱을 끼고 있던 어머니의 팔이 사시나무 떨리듯 덜덜덜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나 : "엄마 왜 그래 엄마?"

엄마 : "조용히 해! 너 저 할머니 발소리 들었어? 저 할머니 발이 없어!"

너무 무서웠지만 엄마가 한복 치마가 너무 길어서 못 봤겠지 생각을 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걷던 중

 

"끼익 끼익"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돌려보니 아파트 놀이터에 그네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그네엔 한 여자가 저희가 지나가는 쪽을 향해서 앉자 있었습니다.

그 여자는 산발을 한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서 얼굴은 잘 보이진 않았지만 새하얀 발과 빨간 구두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시장이 나왔습니다. 밝은 시장을 보고 얼른 시장으로 갔지만 시장도 이상했습니다. 가게들마다 주황색 등이 있었는데 이 등이 상갓집에 걸린 등처럼 생겼고 가게마다 파는 물건도 비슷했는데 구운 생선을 쌓아 놓거나 과일 윗부분이 잘린 체 100원 200원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한 건 엄마와 내가 가게를 지날떄 사람들이 나와 엄마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가게뿐만 아니가 주위 사람들도 모두 저희들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나와 엄마는 두려움을 느꼈지만 무언가 눈치챈 척하면 큰일을 당할 거 같아서 서둘러 걷다 보니 다행히 금방 시장을 벗어나고 횡단보도가 나왔습니다. 횡단보도를 보니 안도감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분명 시장을 지나올 때는 사람이 드문드문 보였는데 뒤를 돌아보니 시장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 사람들이 일제히 저희를 쳤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엄마도 뒤를 돌아보더니 얼굴이 새햐얘지시며 빨리 가자며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야근하고 계시던 아버지께 전화는 걸어서 너무 무서우니 데리러 와달라고 통화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과 뚝 끊기면서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초록불로 켜졌습니다. 건너편에 있는 인도에 발을 딛는 순간 자동차 경적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지나다니는 사람들 불 켜진 주택과 승객을 태우는 버스 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때야 저는 '우리가 살던 곳으로 돌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는 그 순간 긴장이 풀리셔서 택시를 타고서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무사히 집에 도착해서 나는 방에 있었고 엄마는 거실에 있었는데 엄마가 들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엄마: "너 다음부턴 그 길로 절대 다니지 마"

나: "그렇지, 엄마 뭔가 이상했지?"

 

그랬더니 엄마가 뭐에 홀린듯한 표정으로 말하셨습니다.

 

엄마: "내가 왜 횡단보도에서 빨리 가자고 한 줄 아니? 내가 뒤를 돌아봤더니 시장은커녕 아무것도 없었어! 그리고 주연아 그 길 우리가 자주 다니는 길인데 거기 원래 시장은 없잖아"

 

핸드폰 지도로 그 길을 지도를 봤지만 어디에도 시장은 없었습니다. 그날 밤 야근을 끊는 아버지가 돌아오시고 엄마가 왜 몇 시간 전에 전화했는데 끊었냐고 물어보니 아버지가 대답했습니다.

 

"그거 잘못 건 거 아니었어? 당신 목소리는 안 들이는데 시끄러운 시장통 소리만 들렸어"

 

그날 이후로 그 길을 몇십 번 몇백 번을 가도 시장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엄마와 저와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