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글로보는 심야 괴담회[남자와 자전거]
    심야괴담회 2021. 5. 27. 01:14

    1965년 남자는 첫째 아이를 낳았고 친정에 몸조리 중인 아내를 보러 갑니다.

    아내의 친정은 전라남도 영광에 위치한 자전거로 30분을 들어가야 하는 아주 작을 마을이었습니다. 퇴근 후 출발한 후엔 어둠이 내려와 있었고 가로등 불빛 하나 없는 아주 어두운 시골길이라 앞도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울퉁불퉁 한 자갈이 펼쳐진 숲길을 남자는 달빛에만 의존해서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10분이 지나고 15분이 지날 때쯤 남자는 뭔가 이상함은 느낍니다. 다른 쪽으로 빠지는 갈림길도 없고 쭉 한길로만 이어진 외길에 오고 가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두려운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주위를 둘려보는데 50미터쯤 앞에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희미한 사람의 형체가 보였습니다. 스윽 쳐다보니 동네에 사는 마을 사람 같았습니다. 순간 남자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길도 어두운데 방향이 같으면 같이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을 따라잡기 위해 자전거를 몰기 시작했습니다. 힘차게 몰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남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빨리 걸었다 해도 길은 하나뿐인데 방금 전까지 보였던 사람이 안 보이다니 정말 이상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주의를 두리번거려도 인기척 하나 나지 않는 이 거리에 어쩔수없이 남자는 다시 자전거를 몰고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저 멀리 처음 본 거리보다 더 먼 거리 밖에서 아까 본 사람이 서있었습니다.  "와 저양반 정말 빠르네" 남자는 다시 그 사람을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자전거를 몰았습니다. 그런데 자전거 중심을 잡느라 잠시 한눈 판 사이에 또다시 그 사람이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와 아무리 빨라도 어떻게 자전거보다 빨라 정말 이해가 안되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상황에 남자는 당황해하고 있는데 남자의 시야에 하얀 물체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아까 사라진 사람이 정면에 있는 나무 아래에 서있는 것이었습니다. 멀리서 봤을 때는 남자인 줄 아랐는데 사실 여자였습니다. 흰색 원피스를 입고 길게 내려온 머리가 지저분하게 엉켜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여자. 바람이 불떄마다 원피스의 치마는 팔랑거리는데 이상하게 엉킨 머리는 그 모습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두려워진 남자는 차라리 그 사람을 지나쳐가려고 페달을 빨리 돌렸습니다. 입안은 바싹 바르고 손에는 식은땀이 나고 다리는 삐끗 대서 바퀴가 헛돌았습니다.  15미터... 10미터.. 남자와 여자는 점점 가까워집니다. 그런데 여자는 아까는 그렇게 같이 가려고 해도 사라져서 애를 태우더니 지금은 그 좁은 외길에서 길을 비키 지도 않고 남자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남자는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거의 눈은 감고 그 여자의 앞을 지나치려는데.. 잘 나가던 자전거가 갑지가 멈춰섯습니다. 발로 아무리 땅을 구르고 기를 써도 자전거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뭔가 이상하다 해서 뒤를 본 순간 그 여자가 자전거 뒷좌석을 잡고있었습니다. 뒤돌아본 남자와 눈이 마주친 여자의 입은 씨익 양옆으로 찢어지더니 "히히히히히히" 소름 끼치는 모습으로 기괴하게 웃기시작했습니다. 여자에 웃음소리에 겁에 질린 남자는 자전거에서 뛰어내려 자전거 핸들을잡고 자신쪽으로 미친듯이 당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여자는 뒷자석에 그저 한손을 올려놓았을 뿐인데 남자가 아무리 당겨도 자전거는 끌려오지 않았습니다. 남자는 죽을힘을 다해서 계속 자전거를 당기기 시작했고 서서히 자전거가 움찔움찔 조금씩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숨을 몰아쉰 남자가 한 번 더 힘을 모아 확 잡아당기는 순간 영켜져있던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잔뜩 흥분한 눈과 마주치게됩니다. 여자는 당장이라도 남자를 찢어 죽이겠다는 눈빛을보내며 입으로는 즐겁게 계속 웃고있었습니다. 그떄였습니다. 뒷좌석에 메인 채로 여자의 손 아래 있던 신문지 뭉치가 찍 찢어지더니 새빨간 뭔가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남자를 쳐다보던 여자의 눈이 그쪽으로 돌아갔습니다. 마치 그쪽에 숨어 있던 뭔가를 발견한 것처럼... 당황한 남자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자 아무리 힘을줘도 움직이지 않았던 자전거가 조금씩 남자쪽으로 끌려왔습니다. 번뜩 정신을 차린 남자는 자전거를 뺴앗아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페달을잡고 헛디뎌서 종아리가 까지고 엉망이 되서도 잡히면 죽는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한번도 쉬지않고 어떻게 도착했는지도 모르게 장인어른집에 도착한 남자는 기절할것같은 느낌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장인어른이 남자의 모습을보고 놀라서 뛰어나왔습니다. 깜작놀란 장인어른에게 방금 전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던 장인어른이 갑자기 "잠깐 이게뭔가?" 자전거 뒷자석을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거기에는 새빨간 핏물이 베어 나와서 피비린내가 풍기는 신문뭉치가 있었습니다.

    "이거 집사람 미역국 끓인 때 넣어먹으려고 사온 소고기입니다." 그 말에 장인 어린이 다급하게 "부엌칼!!! 부엌칼 가져와!!"

    장모님을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피로 물든 신문지를 해 쳐서 시뻘건 고깃덩어리를 꺼낸 후 부엌칼로 고깃덩어리를 숭덩숭덩 썰어서 귀한 고깃덩어리를 아예 밖으로 던지셨습니다. 그러더니 "오다가다 죽은 귀신 썩 물러가라!!" 대문 밖을 향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장인어른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그 기이한 행동에 화들짝 놀란 남자가 묻자 장인어른께서 하신 말씀이 "저 고기가 당신을 살렸네.. 저것이 자네를 홀려서 데려가려 하다가 저 피 냄새 때문에 한눈을 판 거야! 그래서 자네가 도망갈 수 있었어" 날이 밝자 남자는 장모님한테 그 느티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몇 년 전 어떤 사연인지는 모르지만 이곳저곳을 떠돌던 여자가 그 나무에 목을 맨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 중 그 여자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후로 동네 사람들은 느티나무 근처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날떄마다 그 여자가 한 일이라고 수군거린다고 합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